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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 보양식, 꼭 삼계탕이어야 할까? 이젠 대체 보양식으로 더 건강하게!

1. 중복의 의미와 전통 보양식에 대한 재해석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7~8월, 우리는 흔히 ‘초복-중복-말복’으로 이어지는 복날에 삼계탕이나 보신탕 같은 전통 보양식을 떠올린다. 그중에서도 중복은 여름철 더위가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시기로, 기력이 급격히 소진되기 쉬운 때다. 그래서 예부터 중복엔 뜨거운 국물 요리를 통해 땀을 흘리고, 보양 재료를 통해 허약해진 몸을 보강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에게 무작정 ‘뜨거운 국물에 땀 흘리며 회복한다’는 방식은 체질에 맞지 않거나, 오히려 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체열이 많아 더위에 예민한 사람들,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기름지고 자극적인 육류 중심 보양식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육아 중이거나 직장 생활로 인해 조리 시간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전통 방식의 보양식은 준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요즘은 전통적인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나에게 맞는’ 보양식을 선택하는 흐름이 자연스레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중복을 맞아 꼭 삼계탕이 아니어도 내 몸을 제대로 챙길 수 있는 대체 보양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식재료 하나하나에 의미와 효능을 담아, 중복에도 몸을 보하고 위도 편안한 식단을 알아보자.


2. 체질에 맞춘 대체 보양식: 덥고 습한 여름, 몸을 식히는 한 끼의 선택

한의학에서는 사람마다 태생적으로 타고난 체질이 있으며, 보양식도 그 체질에 맞게 선택해야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열이 많은 태양인이나 소양인은 여름철 삼계탕처럼 뜨겁고 기름진 보양식을 먹으면 오히려 몸이 더 피로해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엔 체내 열을 식히고 수분을 보충해주는 식재료로 구성된 ‘냉성 보양식’이 더 알맞다.
예를 들어 오이냉국 + 두부구이 + 수박샐러드처럼 가볍고 시원한 식단도 여름철엔 훌륭한 보양식이 될 수 있다. 오이와 수박은 이뇨작용을 돕고 몸속 열을 식히는 데 탁월하며, 두부는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으로 위에 부담이 적다. 또한, 한방에서는 연근, 우엉, 미역, 토란, 표고버섯 등도 여름철 소화력 저하를 방지해주는 보양식 재료로 자주 사용된다.
육류를 꼭 챙기고 싶다면, 기름기가 적고 담백한 오리고기가 좋은 대체가 될 수 있다. 오리는 체내 열을 내리고, 위장 기능을 도와주는 효능이 있어 여름철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특히 훈제오리 + 부추무침 + 냉메밀국수 조합은 간편하면서도 속이 편안한 대체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즉,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시키기 위해 꼭 뜨거운 국물이 아니어도, 내 몸과 위장 상태에 맞는 재료를 선택한다면 훨씬 실용적이고 건강한 중복 보양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3. 아이와 함께 먹기 좋은 보양식: 온 가족을 위한 균형 잡힌 식단

보양식이라는 말만 들으면 어른들만을 위한 특별한 음식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중복엔 아이들의 건강도 챙겨야 한다. 무더위에 땀을 많이 흘리거나 활동량이 줄어들며 식욕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36개월 딸과 12개월 아들을 둔 육아맘인 에이미처럼 어린 자녀들과 함께 식탁을 꾸려야 한다면, 보양식도 ‘어른 입맛’만이 아닌 아이의 소화력과 거부감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럴 땐 닭가슴살 야채죽, 연어구이 + 브로콜리 으깬무침, 계란찜 + 미역된장국 등의 구성이 좋다. 닭고기는 단백질 보충에 좋고, 연어는 뇌 발달에 필요한 오메가-3가 풍부하다. 미역과 된장은 무기질과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되며, 계란찜은 부드러워 어린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또한 한 끼 식사로 ‘한방 보양음료’를 곁들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율무 + 대추 + 생강차나, 배즙 + 도라지 + 꿀을 섞은 시원한 한방 음료는 면역력 강화와 기관지 보호에 효과적이다. 단, 꿀은 돌 지난 아이부터 주의해서 사용해야 하며, 생강이나 도라지와 같은 재료도 연령에 따라 농도를 조절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음식을 먹는 분위기다. 아이들이 ‘보양식=맛없고 억지로 먹는 것’으로 느끼지 않도록, 함께 장을 보고 요리 과정도 경험하게 하며 식재료에 대한 흥미를 끌어주는 것이 여름철 식습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 이런 자연스러운 교육이야말로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진짜 건강한 보양이 아닐까?


4. 중복 보양식의 진짜 의미: 나를 돌보는 작은 선택

우리가 복날을 맞아 보양식을 챙겨 먹는 이유는 단순히 전통을 따르기 위함이 아니다. 여름철 무더위로부터 지친 몸을 스스로 돌아보고, 잃기 쉬운 건강을 회복하려는 작은 노력이 모여 오늘의 ‘나’를 만드는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거창한 삼계탕 한 그릇을 챙기지 못하더라도, 내가 좋아하고 내 몸에 맞는 재료를 골라 내 방식대로 구성한 식단을 통해 중복의 의미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이제는 전통 보양식을 고정된 틀로만 보지 말고, 유연하게 바꾸고 응용하면서 나와 가족에게 꼭 맞는 여름철 음식으로 재해석해보자. 고기 대신 식물성 재료로, 뜨거운 국물 대신 시원한 무침이나 주스로, 복잡한 조리 대신 간단한 오븐 요리로 대체해도 된다.
‘보양’의 핵심은 몸을 위한 배려이고, ‘식(食)’은 결국 나를 위한 작은 위로다. 중복에 꼭 비싼 재료나 전통 음식이 아니어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돌보는 식탁을 차려보자. 그 안에서 우리는 무더위에도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일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