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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기반 맞춤형 영양학

다이어트 실패, 혹시 유전자 때문일까?

다이어트, 왜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할까?

다이어트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반복해서 도전하는 과제 중 하나다. 어떤 사람은 단기간에 체중 감량에 성공하고 이를 꾸준히 유지하는 반면, 또 다른 사람은 수개월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하거나, 체중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요요현상'을 겪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의지가 부족하다'거나 '노력하지 않았다'는 식의 개인 책임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 실제로 최근 연구들은 체중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유전적 요소를 강하게 지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친구와 같은 식단을 하고 동일한 운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크게 다른 경우가 있다. 이처럼 ‘똑같이 했는데 왜 나만 안 빠지지?’라는 의문은 더 이상 개인의 잘못이나 게으름으로 돌릴 수 없는 문제다. 사람마다 기초 대사량, 식욕 조절 능력, 에너지 소비 패턴 등이 유전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다이어트 방법이 모두에게 똑같이 작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제는 획일적인 식단이나 운동법을 적용하기보다는,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다이어트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다이어트 실패, 혹시 유전자 때문일까?

 

 

 

살이 잘 찌는 체질, 유전자가 결정할 수 있다

유전자는 우리 몸의 체질을 결정하는 설계도와 같다. 특히 체중 조절과 관련된 유전자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FTO(Fat mass and obesity-associated gene) 유전자다. 이 유전자는 식욕 조절, 지방 저장, 에너지 소비와 관련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정 변이를 가진 사람은 식사 후 포만감을 덜 느끼고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FTO 유전자의 특정 변이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하루 평균 200~300kcal를 더 섭취하는 경향을 보이며, 장기적으로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MC4R(멜라노코르틴 수용체 4), LEP(렙틴), LEPR(렙틴 수용체), TCF7L2(인슐린 조절 관련 유전자) 등 다양한 비만 관련 유전자들은 체지방 축적, 식욕 조절 호르몬, 인슐린 민감도 등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MC4R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경우 뇌에서 포만감을 느끼는 신호가 약해져 과식을 유발할 수 있으며, LEP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경우 체내 지방량과 관계없이 렙틴 분비가 원활하지 않아 식욕 억제가 잘 되지 않는다. 한 연구에서는 이러한 비만 유전자를 2개 이상 보유한 사람은 일반인보다 체중 증가 위험이 1.5~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기초 대사량(Basal Metabolic Rate, BMR) 역시 유전자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기초 대사량은 우리가 숨쉬고 심장이 뛰는 등 생명을 유지하는 데 소모하는 최소한의 에너지인데, 일부 사람은 선천적으로 낮은 대사율을 가지며, 이 경우 같은 양의 칼로리를 섭취하더라도 체내에서 더 느리게 소비되어 지방으로 저장되기 쉽다. 이는 다이어트를 할 때 열량 섭취를 줄이더라도 생각보다 체중 변화가 느리거나, 요요 현상이 쉽게 나타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살이 잘 찌는 체질은 단순히 '의지 부족'이나 '운동량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유전적 체질이라는 과학적 배경이 존재한다. 무조건적인 식단 제한이나 고강도 운동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 있으며, 유전자 분석을 통해 자신의 신체 반응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개인화된 식단과 운동 전략을 세우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이 된다. 유전자는 절대적인 운명이 아니지만, 나만의 체질을 이해하는 가장 정확한 나침반이 될 수 있다.

같은 음식, 다른 반응 – 유전자에 따라 달라지는 대사 능력

모든 음식은 사람마다 다르게 작용한다. 이것은 단지 개인의 입맛이나 위장 건강 때문만은 아니다. 유전자는 우리가 어떤 음식을 얼마나 잘 소화하고 대사하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예를 들어, APOA2 유전자의 특정 변이를 가진 사람은 포화지방 섭취에 민감해 지방을 더 쉽게 체지방으로 저장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들에게 고지방 식단은 오히려 체중 증가를 촉진할 수 있다. 반대로 일부 사람은 지방을 에너지로 잘 활용하는 체질을 타고나, 케토제닉 다이어트와 같은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에서 큰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또한, CYP1A2 유전자는 카페인 대사 속도에 영향을 주며, 느린 대사형인 사람은 커피를 마셨을 때 심박수 상승이나 불면증 등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 이런 사람은 다이어트 보조제로 사용되는 카페인 성분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LCT 유전자의 결핍은 유당 불내증을 유발하며, 유제품을 섭취했을 때 복부팽만이나 설사와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음식에 대한 몸의 반응을 미리 파악하면, 체중 감량 뿐 아니라 건강한 식단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나만의 유전자를 알면, 실패 없는 다이어트가 가능하다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지속 가능성이다. 단기간에 살을 뺐다가 다시 찌는 ‘요요’는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적이며, 이는 잘못된 식단 구성이나 과도한 제한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식단은 개인의 체질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감량은 물론 유지까지 용이하다. 예를 들어 탄수화물 민감도가 높은 사람은 혈당 지수를 낮춘 식단을 구성하고, 단백질 흡수가 어려운 사람은 소화 효소 보충이나 식단 타이밍을 조절함으로써 체중 조절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도 간편하게 유전자 분석을 받을 수 있다. 분석 결과에는 대사 유형, 체중 증가 위험도, 식욕 조절 유전자, 스트레스 반응, 운동 반응성 등이 포함되어 있어, 이 데이터를 토대로 개인 맞춤형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능하다. 유전자 정보는 단지 ‘이해’의 도구를 넘어서, 실제 식단과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과학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결국 실패 없는 다이어트의 열쇠는 ‘열심히’가 아니라 ‘정확히’에 있다. 이제는 내 몸에 최적화된 전략으로 건강한 체중 감량을 시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