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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기반 맞춤형 영양학

단백질 보충제가 효과 없는 이유, 유전자 때문일 수 있다 – PEPT1 유전자의 역할

단백질 보충제, 왜 어떤 사람에겐 효과가 없을까?

운동을 하거나 회복을 위한 건강 관리를 위해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헬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백질 쉐이크, 유청 단백, 식물성 단백 제품들은 근육 성장, 피로 회복, 영양 보충을 위해 소비된다.
그런데 분명 권장량 이상을 먹고도, 체력이 오르지 않거나 근육이 잘 생기지 않는 사람이 있다.
“소화가 안 되는 건가?”, “체질 때문인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유전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그 핵심에 있는 유전자가 바로 **PEPT1 유전자(SLC15A1)**다.
이 유전자는 단백질이 분해된 펩타이드(펩타이드: 짧은 아미노산 조각)를 소장 벽에서 흡수하는데 관여한다.
즉, 단백질을 잘 먹는 것만큼이나, 흡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고, 이건 PEPT1 유전자의 효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PEPT1 유전자란? 단백질 흡수의 관문

단백질은 위와 소장에서 소화 효소에 의해 **아미노산 단위 또는 짧은 펩타이드(2~4개의 아미노산 연결)**로 분해된다.
이후 장세포에서 이 조각들을 흡수해 혈액으로 보낸다. 이때 PEPT1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 **PEPT1 (Peptide Transporter 1)**은 소장의 상피세포에 존재하며,
    소화된 펩타이드를 세포 내로 흡수하는 수송체이다.
  • PEPT1은 프로톤(P⁺) 농도 차이를 이용해 펩타이드를 능동적으로 운반한다.
    즉, 소장의 산성 환경이 유지될수록, 이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단백질 흡수 능력이 올라간다.

그런데 PEPT1 유전자는 사람마다 기능 효율에 차이가 있다.
특정 변이가 있는 경우, PEPT1 수송체의 발현량이 낮거나 작동이 약해
단백질 보충제를 아무리 섭취해도 실제 체내로 흡수되는 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

PEPT1 유전자 변이와 단백질 대사 효율

단백질이 우리 몸에 유익하게 작용하려면, 먼저 소화되고 그 다음에 흡수되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단백질은 근육 합성, 면역 세포 생성, 호르몬 조절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 흡수 과정에서 유전자적 결함이 있다면, 아무리 고품질 단백질을 섭취해도 체내 이용률이 낮아질 수 있다.

PEPT1 유전자(SLC15A1)는 소장에서 펩타이드 형태의 단백질을 흡수하는 수송체를 만들어내는 설계도다.
이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경우, 단백질의 소화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그 결과물이 세포 내로 흡수되지 않게 된다.
이는 마치 고급 원재료를 요리하려고 준비했지만, 주방에 불이 꺼져 조리를 못 하는 것과 비슷하다.

최근 연구에서는 PEPT1 유전자의 변이가 다음과 같은 현상과 연관된다고 보고되었다.

  • 근육량 증가 속도 둔화
    동일한 운동량과 식단을 유지해도, PEPT1 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근육량 증가 속도가 확연히 느리다.
  • 운동 후 회복 지연
    미세한 근육 손상이 회복되는 데 필요한 아미노산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회복력이 떨어진다.
  • 단백질 소화 불편감
    위장장애 없이도 복부 팽만감이나 소화 불량을 호소하는 경우, 흡수 단계에서의 문제 가능성이 있다.
  • 기초체력 약화
    체내 단백질 순환이 충분하지 못할 경우, 면역력과 체력 유지에 필요한 기본적인 단백질 공급이 부족해진다.

PEPT1 유전자의 대표적 유전형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유전자형PEPT1 기능흡수 효율특징 및 권장사항
CC형 (일반형) 정상 발현 매우 높음 고단백 식단 반응 좋음, 고강도 운동 가능
CT형 (이형접합) 중간 발현 중간 흡수율 관리 필요, 가수분해 단백질 추천
TT형 (위험형) 발현 저하 낮음 흡수 대체 전략 필요, 유전자 기반 식단 설계 필요

CT형 이상일 경우, 단백질 보충제의 효과가 미미할 수 있으며,
이 때는 펩타이드 보충제, 가수분해 단백질 등 흡수가 용이한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PEPT1 외에도 **소화 효소 유전자(CELA3A, CPA1)**나,
**아미노산 전환 관련 유전자(BCAT2, BCKDHB)**도 함께 분석해보면 보다 정밀한 체질 파악이 가능하다.

단백질 보충제가 효과 없는 이유, 유전자 때문일 수 있다 – PEPT1 유전자의 역할

단백질 흡수가 안 되는 체질의 대처법 

유전적으로 단백질 흡수가 잘 안 되는 사람은 ‘단백질을 얼마나 먹었는가’보다
‘얼마나 흡수되었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섭취보다 흡수 전략에 초점을 맞춘 관리가 필요하다.

① 흡수 가능한 형태로 단백질 섭취하기

  • 가수분해 단백질(Hydrolyzed Protein)
    단백질이 미리 펩타이드 또는 아미노산 단위로 쪼개져 있는 형태로, PEPT1 기능이 낮은 사람에게 특히 적합하다.
    유청 단백질(Whey) 중 "WPH (Whey Protein Hydrolysate)" 제품이 이에 해당한다.
  • 아미노산 보충제 (EAA, BCAA, 글루타민 등)
    아예 최종 흡수 형태인 아미노산 단위로 구성되어 있어, 흡수 장벽이 거의 없다.
    PEPT1과 무관하게 다른 경로로 체내 흡수 가능.
  • 스무디 또는 죽 형태로 섭취하기
    씹는 부담을 줄이고 위장 부담을 덜어 주어, 흡수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

② 소장의 흡수 환경 최적화하기

  • 산성 환경 유지
    PEPT1은 산성 환경일수록 더 활발하게 작동한다.
    식사에 식초 소스, 레몬즙, 발효식품을 함께 곁들이면 장내 pH가 낮아져 흡수에 도움을 준다.
  • 위산 억제제 장기 복용 피하기
    제산제나 PPI(Proton Pump Inhibitor)는 장내 산도를 높여 PEPT1 기능을 억제할 수 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복용 시기를 조절해야 한다.
  • 식이섬유 과잉 섭취 주의
    식이섬유가 많으면 단백질과 결합해 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배출될 수 있다.
    특히 보충제 섭취 시에는 고식이섬유 식단과의 동시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③ 영양 전체의 밸런스를 조절하기

  • 단백질만 강조하기보다는 탄수화물, 지방, 미네랄과의 조화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마그네슘, 아연, 비타민 B군은 단백질 대사에 꼭 필요한 보조 인자이다.
    이들이 부족하면, 단백질이 흡수되더라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수 있다.
  • PEPT1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 간 해독 기능을 강화하는 영양소도 보충이 필요하다.
    단백질 대사 부산물이 잘 처리되지 않으면, 피로감을 더 유발할 수 있다.

이처럼 PEPT1 유전자 변이가 있다면 단순히 보충제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흡수 환경, 영양 밸런스, 섭취 방식까지 총체적으로 조율하는 식단 전략이 필요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먹는 것보다, 흡수되는 것"이다.

유전자 검사, 누구에게 필요한가?

다음과 같은 경우 PEPT1 유전자를 포함한 영양 유전자 검사를 통해 맞춤식단을 계획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단백질 보충제를 먹어도 근육량이나 체력 향상이 없다
  • 회복이 느리거나, 단백질 소화가 불편하다
  • 가족력이 소화기 약함, 근육 감소, 만성 피로 등과 관련되어 있다
  • 운동을 병행한 체중 감량이 생각만큼 성과가 없다

이럴 땐 단순한 식단 조절이 아니라, 유전적 체질 분석이 필요하다.

보충제보다 중요한 건 흡수 체질

단백질 보충제를 먹는다고 모두가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몸이 흡수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 그리고 그 준비를 결정짓는 건
우리가 타고난 PEPT1 유전자일 수 있다.

단백질 섭취 후 효과가 없다고 단순히 제품의 문제로 돌리기보다,
자신의 체질과 유전형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맞춤 전략을 세우는 것이 건강관리의 핵심이다.

당신에게 필요한 단백질은,
숫자가 아니라 흡수할 수 있는 형태당신만의 방식일지도 모른다.